2015. 12. 6.

그때는 온후량에게 속아서....

그때는 온후량에게 속아서....] 아노인은 흥분으로 군웅들이 잊어버리고 있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그때도 그랬는데, 지금이라고 저들이 함정을 마련해놓지 않았을까요?]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잠시 두고보자는 쪽으로 중지가 모아졌다. 아무래도 무림맹은 신중론자들이 더 우세한 것 같았다. 결국 녹림칠십이채는 연주평의 만전쪽 입구에, 산서무림맹은 능신산에 군영을 마련하고 서로 대치하면서 밤을 맞이하게 됐다. 그날 저녁, 능신산 한구석에 무덤이 하나 생겨났다. 묘비도 없이 대충 만들어진 이 무덤은 한때 무림제일인이었던 사람의 것이었다. 무덤을 만든 사람은 잠시 머물다가 사라져버렸

2015. 11. 28.

'내가 그런 추잡한 짓을 하다니...... 주인공 체면이 말이 아니군.'

'내가 그런 추잡한 짓을 하다니...... 주인공 체면이 말이 아니군.'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이천운은 약을 먹었다. 비싼 거라 그런지 효과가 바로 나타나 머리가 상당히 맑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름도 모르는군요. 이름이 뭐죠?

이천운이 물었다.

악승호라고 한다.

악승호라......

악승호의 이름을 중얼거리던 이천운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제 그 청년이 악사형이라고 하던데...... 왜 모른 척 한거죠?

2015. 11. 26.

너무 그렇게 비꼬지는 말게나. 신교

너무 그렇게 비꼬지는 말게나. 신교(神敎-마교들은 스스로를 신교라 칭했다.)에 좋은 일이 생겨 자네를 모시고 가기위해 왔네. 솔직히 청노와 그 제자분까지도 있을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는걸?

마뇌자가 여유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나 속마음은 전혀 여유롭지 못했다.

'왜 여기에 청노가 있는 거지? 흑랑대놈들이 청노를 처리했다고 하더니...... 세 명만 온 게 한이 되는구나.....'

사실 청노도 십여년만에 주만지를 찾아온 것이므로 만뇌자가 예상하지 못한 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내가 산을 내려가면 죽는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

신산자가 말했다.

죽으면 목이라도 본교까지 왕림을 하셔야지......

이놈아. 나도 배고파서 미칠 것 같다

이놈아. 나도 배고파서 미칠 것 같다.

둘은 복면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음식냄새가 진동하자 두 사람의 눈은 붉게 변할 것 같았다.

험~ 험~ 그만 봐라. 세상에서 먹는 거 구경하는 것만큼 추한 짓은 없다.

청노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우리 그냥 쟤네 따라가 버릴까요?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요?

이천운이 청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퍼~! 억~!

왜 때려요?

이천운은 눈물을 찔끔 흘리며 청노를 째려봤다. 내력이 없어도 청노의 주먹은 무서웠다.

2015. 11. 25.

여체를 안고 있으려니

한 여체를 안고 있으려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술냄새에 향기로운 체향이 섞여나왔다. [하는 수 없군!] 는 가까스로 욕망을 억제하고 그녀를 자신의 침상에 눕혔다. 그러나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방취영의 손가락이 그의 마혈을 푹 찌른 것이다. 그 바람에 는 방취영의 품안에 얼굴을 묻는 형상이 되고 말았다. [오늘 밤만 이대로 있어줘요.] 방취영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렸다. 는 전

2015. 11. 24.

두 마리는 송아지

두 마리는 송아지만한 크기에다가 날카로운 이빨, 헐떡이는 주둥이가 무시무시하여 감히 접근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방취영은 검선 노인이 안심하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긴가민가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안 짖는다고만 했지 안 문다고는 말하지 않았잖아....' 방취영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살살 다가가기로 했다. 삼 장, 이 장, 일 장.... 점점 더 그 개들의 이빨이 크게 보

쌓여갔다. 그 마당을 지나

쌓여갔다. 그 마당을 지나 자의원으로 들어가면 너른 방이 나오는데 그 큰 방은 약초로 가득했다. 약초를 말리기 위해서 불을 넣은 방은 후덥지근하고 축축한 매운 내가 가득했다. 그 큰방을 건너뛰어 뒤로 돌아가면 비로소 자의원의 주인과 사용인들이 사용하는 작은 방들이 나왔다. 주인이나 사용인이나 밤 늦은 진료에 지쳐 아침나절에는 늦잠을 자는 게 상례라 그 방 안에서는 고른 숨

2015. 11. 20.

다음에 차례대로 이천운

다음에 차례대로 이천운을 한번씩 바라보며 소개를 했지만 속으로 거의 실신상태에 이른 이천운의 귀엔 이름 다음의 말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름과 얼굴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이름이라도 들은 걸 이천운은 기적이라고 여겼다.
한편, 여자들이 이천운만을 향해 자꾸 이상한 눈길을 보내자 눈치라는 단어를 전혀 모르는 황대호를 제외하곤, 나머지 소년들은 만남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걸 알고 이천운에게 살벌한 눈치를 줬다.
소년들의 살벌한 눈치를 알아챈 이천운은 어색하게 쓴웃음을 지으며 녹차만 마셨다.
각자 소개가 끝나자 소년, 소녀들은 취미나 특기같은 만남에서 자주 나오는 말을 물어봤다. 전형적인 단체만남이라고 해야될까......

"천운이는 취미가 뭐니??"

2015. 11. 18.

초상화 하나씩을 나눠줬다.

에게 초상화 하나씩을 나눠줬다. 그곳에는 탐스러운 수염을 기른 잘생긴 중년인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장백검문의 무사들이 쓰라린 마음을 움켜쥐며 깡술을 들이키는 주막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안서주의 한 호화스러운 장원, 궁전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백 간 이상의 대저택이었다. 이곳에서는 지금 만주의 패권을 움켜쥔 두 효웅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주안상을 앞에 놓고 마주 앉은 두 사람. 만주의 황제라 불리는 이성양. 칠순을 넘어선 그의 머리는 백발이고 허리

펴보고 보낸 자의 서명에 놀라 눈을

럽게 펴보고 보낸 자의 서명에 놀라 눈을 깜박였다. [이자들이?] 서찰을 보낸 자들은 몇 년 내로 있으리라 예상되는 황위 쟁탈전 때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군부의 장군과 병권에 관계된 조정중신들이었다. [이자들이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지 최근에 우리 엄당을 물고 늘어졌었지.] 위현은 눈까풀을 떨었다. [그런데 갑자기 밀서를 보내왔단 말이야. 방금 전에....] 위충현은 찬찬히 밀서를 읽

이 말 한마디에

의 이 말 한마디에 군소리 없이 물러났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정초는 완강했다. [절대 안 되네! 선발대와 연락도 끊긴 이 상황에서 무얼 믿고 큰소리를 치는 건가? 위험한 곳은 돌아가든지, 그도 아니면 세밀하게 살펴서 안전을 확인한 뒤 통과해야 하네!] 팽영은 평상시 없던 정초의 갑작스런 경직에 울컥했으나

2015. 11. 16.

녹림도를 뒤쫓든지, 아니면

이서 녹림도를 뒤쫓든지, 아니면 당운혜의 의견에 따라 무림맹을 찾아갈 것인지로 패퇴했다는 것이다. 무림맹의 힘이 그리도 강대하다면 그들의 힘을 비는 게 좀더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 같았다. 진원청은 익성에 있다는 무림맹의 임시 근거지로 향했다. 무림맹이 임시로 머무는 것으로 인해 때아닌

2015. 11. 14.

사그라졌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사그라졌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정법스님은 진원청의 깨끗한 눈빛에 목소리를 조금 가라앉혔다. [어쨌든지 간에 약속한 한 달도 다 지났고 심마(心魔)를 이겨내는 반혼경의 시련도 무사히 겪어냈으니 나로서는 십 년 간 수발을 들어줄  사람이 사라지는 게로군, 아깝게스리....] 정법스님의 이러한 말과 달리 이 괴짜스님이 사람을 곁에 두는 일을 귀찮게 생각한다는 것을 진원청은 은근히

2015. 11. 13.

지시에 따라 손목으로 노끈을 천천히

지시에 따라 손목으로 노끈을 천천히 감으며 고목으로 다가갔다. 그 사이 진왕정은 태극권의 기본적 원리를 내포하고 있는 한 가지 절기에 대해 설명했다. [태극권은 그 근본에 명(明)도 암(暗)도 아닌 화(和)의 힘을 사용하는 권법이다.] 진왕정은 태극권을 떠받치고 있는 화경(和勁)을 가장 명백하게 사용하는 남찰의(攬擦衣)를 당운혜에게 가르치려는 것이다. [화란 상대의 힘을 받아

2015. 11. 11.

모여들며 세력을 형성했다.

모여들며 세력을 형성했다. 때 이른 겨울비가 눈과 섞여 진눈깨비를 만들어냈고 당운혜는 온현을 향해 뛰었다. 온현은 돌과 흙으로 지어진 집들이 빼곡했다. 대부분이 단층인 것이 이 현성의 경제력이 어느 수준인지 무언중에 증명해준다.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이 집들 중에서 유일하게 흥청이는 곳을 찾으면 농사철이 지난 지금 농군과 한량, 건달들이 모여들어 술판과 노름판으로 날을 지새는 주루를 들 수 있다. 패가 돌려지고 술잔이 오가는 이 주루는 상학루(翔鶴樓)라

2015. 11. 10.

감으로 일찌감치 점찍힌 걸출한

감으로 일찌감치 점찍힌 걸출한 제자. 하지만 지나치게 호방한 기질로 인해 종령대사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소림은 무보다는 불법을 추구해야 한다는 종령의 신념에 가장 배치되는 인선이기 때문이다. [사숙!] 현기의 목소리가 구도자답지 않게 당혹스럽다. 종령은 들고 있던 죽비로 인정사정없이 바닥을 내리쳤다. 딱! 대웅전 안에 가득 울려퍼지는

2015. 11. 6.

기로 결정했다. [이 사람을 데리고 돌아가도록 하지

기로 결정했다. [이 사람을 데리고 돌아가도록 하지. 이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대체 어떤 것인지 이 사람은 알고 있겠지.] 진원청의 가슴 저 깊은 곳에는 오늘 같은 야밤에 불길 속을 헤매었던 기억이 생생했다. 그 광경을 다시 재현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한영이 길에 쓰러져 있던 스님을 들쳐업자 무전이 아까 왔던 길을 더듬

2015. 10. 23.

그것이 시현류가 일본에서 최고라는 칭호

 그것이 시현류가 일본에서 최고라는 칭호를 받는 동시에 사람들로부터 경원 당하는 원인이라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피를 먹음으로써 크는 검류(劍類), 시현류는 그 특성으로 인해 진수를 완벽하게 터득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한 전쟁통이 아닌 이상 시현류의 전승자가 걷는 길은 살인자의